운여해변 근처에 먹을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
노을을 보고 나니 날이 이미 저물었고
평일이라 더더욱 갈 곳이 없었다.
하나로마트도 8시면 문을 닫는 와중에
가릴 처지 못 되고 문 연 집만을 찾았다.
운여해변에서 하나로마트는 약 6km 정도 거리이다.
가로등도 드문 골목길을 운전해서 가야 한다.
하나로마트 근처에 문연 치킨집 하나를 발견했다.
안면도 농협 하나로마트 고남점 맞은편에 있는 곳이었다.
매장 이름은 맛으로 홀린 닭.
후기도 없었고 반신반의하며 매장에 들어섰다.
먹고 갈 수도 있었지만
별구경이 목적이라
포장해서 차에서 먹기로.
하나로마트에 주차한 김에
차는 그대로 두고 건너가서 사 왔다.
치킨집에 들어갔는데
주인아저씨가 아주 느긋하시다.
불친절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그저 느긋하시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곳이 충청도임을 느낀다.
화이트보드 메뉴판이 벽에 걸려있었다.
매장 상황에 따라 썼다 지웠다 하시나 보다.
후라이드 양념 반반 순살도 되냐고 여쭤보니 해주시겠다고 했다.
가격은 21000원이었다.
4인 테이블이 몇 개 있는 매장이었다.
동네 술집 느낌이 난다.
벽에는 맛객 김용철 님의 그림이 군데군데 그려져 있다.
만화가이신가 보다.
오랜 시간 꾸준히 방문 흔적이 보인다.
주인아저씨가 느긋하시지만 마음은 급하신지
계산도 안 했는데 치킨 쥐어주시고 바로 보내시려 했다.
그냥 혼자 계신 게 좋은 건가 ㅋㅋㅋ
여하튼 계산까지 잘 마치고 웃으며 나왔다.
갓 만들어진 치킨이 따뜻하고 냄새가 좋다.
튀김 옷도, 염지도, 양념도
요즘 치킨같지 않은 치킨이었다.
튀김 옷이 아주 얇고 바삭하다.
속살은 담백하고 촉촉하다.
튀김옷으로 억지로 양을 늘리지도 않았고
억지로 짜게 만들지도 않아서 속이 편했다.
야채 맛이 많이 나는 달달한 옛날 치킨 양념 맛이었다.
후라이드 치킨에 머스터드소스랑 소금을 따로 주시는데
둘 다랑 잘 어울리고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양은 두 명이 한 번에 먹기에 딱 배부르고 적당했다.
똥집도 사 올걸 후회할 정도로 맛있었다.
치킨 먹고 별 보러 거기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동행인이 서울 와서도 말했다.
+
안면도 농협 하나로마트 고남점 근처에
멜로우 데이즈라는 카페는 수요일 휴무이고,
꽃게 라면을 판다는 킹콩분식은
매일 6~21시 영업이라고 하던데
낮에도 저녁에도 문이 닫혀 있었어요.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해 주세요.
좋은 날씨에 예쁜 은하수 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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